새해가 밝고 어느새 4일째네요.
늘 그렇듯, 뭘 한지는 모르겠으나 하루하루 정신없이 지내는 동안 제 뱃속에서 아이도 열심히 자라
오늘로 임신 38주에 접어들었어요.
타국에서 출산이 처음은 아닌지라 특별히 걱정하거나 두렵진 않지만
프랑스 병원 시스템에 아직 완벽히 적응하진 못하고 있는 듯해요.
그래서 대략적인 내용들을 간추려 기록하기로 ^^
처음 병원을 갔던 것은 임신 12주였어요.
방문 때마다 초음파 검사를 하는 한국과 달리 프랑스는 12주, 24주, 36주 3차례만 초음파를 하는데
12주때가 기형아 검사 관련 초음파를 한다는 걸 알고 근처 산부인과를 찾았었습니다.
이곳의 산부인과는 병원이라기보단 의사의 개인 오피스라는 느낌이 더 강해요.
임산부들은 임신 기간동안 산부인과에서 일반적인 검진을 받지만
임신 후기(8개월)가 되면 출산병원으로 옮기게 됩니다.
주치의 제도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프랑스 의료 시스템 상
산부인과도 진료실과 간단한 초음파 검사실 정도만 갖추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거든요.
한달 주기로 이뤄지는 정기검진은 주로 내진과 혈압, 몸무게 측정, 문진 등으로 이뤄져요.
매달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진행하는데
임산부가 Laboratoire에 가서 검사를 받으면 그 결과를 의사가 전달받아 확인하는 형식이죠.
임신과 출산 관련 비용의 경우, 임신 6개월까지 병원비는 국가에서 70% 지원을 해주고
이후 출산까지의 진료는 전액 커버됩니다.
철분제나 위산억류제 등도 의사 처방전이 있으면 모두 무료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대비 임신 과정에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매우 적죠.
다만, 저희는 지난해 6월 그르노블에 도착한 이후 아직까지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있어
현재까지 모든 비용을 현금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의료보험이 등록된 이후 청구하면 소급적용 가능해 열심히 영수증을 모으고 있죠.
혹시 의료보험이 없는 경우 Feuille de soins라는 영수증을 매번 꼭 잊지 말고 받으셔야 해요.
(이 나라는 뭐든지 종이로 주고 받고 남기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
그렇게 중기까지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출산병원으로 옮겨 '실전 출산'을 도와줄 의사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의 또다른 특징 중 하나는 산파(싸주팜)가 있다는 것인데
저는 둘째이기도 하고, 언어 장벽으로 인해 원활한 멘토링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생략했습니다.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는데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싸주팜이 없어서 불편하거나 하는 부분은 없는 듯해요.
출산병원에서는 임신 8개월과 9개월 총 두차례 의사를 만났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출산 예정일이 가까워지면 검진 주기가 짧아지면서 아이 상태를 확인하는데 비해
여기는 9개월(36주)까지 별 이상이 없었다면 굳이 내진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아요.
한가지, 병원을 옮기든, 의사를 만나든 모든 경우
임산부는 자신과 관련된 검진 기록과 피검사 등 관련 데이터를 직접 챙겨 가야 합니다.
이것은 출산날에도 동일해요.
진통으로 정신없는 가운데 차트를 찾아야 하는 불상사를 막으려면
출산가방에 데이터들부터 차곡차곡 챙겨넣어두시길 ㅎㅎ
미국에서 첫째 아이 출산하면서 에피듀럴의 효과를 무섭도록 느꼈던 저로선
36주때 있던 마취과 의사와 미팅시 에피듀럴을 언제부터 맞을 수 있는지부터 물었습니다.
마취과 의사는 자궁이 3센티 이상 열린 경우 언제든 산모가 원할 때 가능하다며
아주 만족스러운 답을 주었습니다.
이제 며칠 안에 저희 집에 새로운 가족이 생길 듯 합니다.
워낙 태동도 파워풀하고 임신 기간 내내 저와 미운정 고운정(?)이 많이 든 둘째이기에
과연 어떤 인물이 나올지 궁금하네요.
물론 지금으로선 무엇보다 출산이 원만히 잘 이뤄지길 바랄 뿐이지만요! :D
모두 응원해주세요! ㅎ
Q&A
프랑스 산부인과 방문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지나요?
- 은행, 시청 등 대부분의 관공소가 그러하듯 사전예약은 필수입니다.
부근 산부인과 검색 후 온라인으로 예약이 가능한 곳이 있다면 날짜 확인 후 예약 절차를,
그외 전화로 예약은 필수입니다.
병원비는 얼마나 되나요?
- 사보험 가입시 임신 6개월 이전에도 의료보험과 합쳐져 대부분의 비용을 충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금으로 결제해야 하는 경우 회당 진료비는 30유로 안팎이 소요됩니다.
이 경우 Feuille de soins를 챙겨서 사후 소급 적용을 받으시는 것이 가능합니다.
초음파 시기는 언제인가요?
12주 : 기형아 검사, 24주 : 성별 확인, 36주 : 출산 전 마지막 체크. 총 3회에 걸쳐 이뤄집니다.
이 역시 현금 결제가 가능한데 진료비 포함 130유로 가량 예상하시면 됩니다.
출산병원으로 이동은 언제 가능한가요?
임산부의 판단과 의사 추천을 기반으로 시기를 결정하면 됩니다.
단, 최대 임신 8개월까지만 개인 산부인과에서 커버가 가능하며 검진 주기는 임신 기간과 무관하게 1개월입니다.
출산의사와 미팅시 그간 진료 기록은 모두 준비해 가도록 합니다.
출산가방 준비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출산병원 등록시 준비물 리스트를 제공하는데 한국과 조금 다른 점은 출산 직후부터 24시간은 신생아의 체온유지를 위해 옷을 겹겹이 입힌다는 점입니다.
이에 출산당일 필요한 옷 목록이 Body(하의없는 우주복), Pyjama(우주복) , Brassiere en laine(가디건), Bonnetd(모자) 등 입니다.
그외 산모가 병원에 머무는 동안 입을 잠옷과 일체의 용품들도 전부 준비하셔야 합니다.
의료비용을 커버해주는 만큼 출산과 관련해 꼭 병원에서 제공해야 할 물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직접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
모자동실 시스템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얼마전 출산한 지인의 경우에 비춰보면 분만실에서 아이를 낳고 나면 휠체어로 병실로 이동하는데 이때 아이는 엄마와 함께 입원실로 이동, 이후 주구장창 함께 있다네요.
출산 직후 산모와 아이가 함께 지내는 시간을 국가별로 나눠보면
100% 모자동실인 프랑스 > 2시간 수유시간마다 아이를 입원실로 데려다주는 미국 > 산모가 아이와 떨어져 지내는 한국 순이 될 듯 합니다.
낳는 순간 시작되는 육아의 세계... 기대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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