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봉쇄된지 어느덧 일주일이 되어가네요.
외출이 자유롭지도 않고 사람들과의 접촉도 삼가게 되는 이 시국에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다름 아닌 온라인 쇼핑이겠죠...!
지난주에 아마존을 통해서 테팔 튀김기를 한대 주문했습니다.

그잖아도 튀김요리를 자주 해먹는 편인데 그냥 웍에다가 저희 가족 먹을 만큼 양을 튀기려면
2시간 가량은 잡아야 하더라고요. (물론 저희가 좀 앵겔지수가 높은 편이기는 합니다.ㅋ)
제가 주문한 모델은 Tefal Oleo Clean 3.5L 용량입니다.
본래 129.99유로인 제품이 99.99유로로 세일 중인데다가 4개월 무이자까지.
완전 '어머 이건 사야돼' 발동하는 거죠.ㅋ
다른 제품들과 가장 큰 차이점은 한번 채운 기름으로 여러번 활용할 수 있도록
거름망과 기름 보관기가 있다는 점입니다.

튀김기를 보시면 이렇게 파란통이 하단에 달려 있는데 사용한 뒤 식은 기름은
이곳에서 공기와 차단해서 보관하게 되죠.
택배를 뜯고보니 당장 신발이라도 튀겨먹어보고 싶은 욕구를 참을 수가 있나요.
바로 그날 저녁 닭을 튀김반죽에 입혀 튀겨보았습니다.
그동안 튀김하는 날이면 핸드폰에 알람 걸어놓고
혹여 기름이 튈까봐 아이들이 근처에 오는 것이 내내 불안했는데
이제 반죽묻힌 닭을 그물망에 살포시 앉혀주고 뚜껑닫은 채 시간 알람만 맞춰주면!!
170도에서 13분동안 튀튀튀튀~
하고 나온 닭의 자체가 얼마나 감동스러운지...!

3.5L가 가정용 기준으로는 큰 사이즈인 듯한데 한번에 닭다리 8조각 정도가 들어가더라고요.
1차 튀겨지는동안 소스 만들고 2차 튀겨지는동안 샐러드 등 곁들일 음식 준비하고,
3차 튀기는 동안 먹기 시작했더니 속도가 대략 맞았습니다.

맛이요? 그냥 튀길 때와는 정말 비교도 안 될 만큼 살아있는 치킨 바로 그 맛이더라고요!
역시 이렇게 기름에 풍덩해서 정확한 온도에 정해진 시간만큼 튀기니
교촌치킨이 부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오늘 기름 재사용의 날!
본래 치킨은 엄마 기분이 매우 좋고 심신이 안정된 날에만 먹는 거였는데
튀김기빨을 받아 일주일도 안 지나 다시 치킨이라니ㅋ
오늘은 대신 메뉴를 다양화해봤습니다.
닭과 고구마, 양파 튀김 쓰리콤보에 도전한 거죠. 하하하~

지난 번 치킨이 너무 맛있던 것이 혹시 나의 뛰어난 튀김반죽 때문인가 싶어 오늘 컨셉은 '엉터리'로 잡았습니다.
기본적인 닭손질 뒤 우유에 30분 재워뒀다가 소금, 후추, 허브로 밑간만 해주고
반죽을 따로 하지 않았어요.
밀가루와 전분가루를 1대 1로 (사실 제대로 섞지도 않고 그냥 우유 젖은 닭위에 스르르 뿌림) 발라준 걸로 끝!
그 뒤에 뭐 아무것도 없습니다.ㅋ

지난번 사용 이후 얌전히 보관기에 보관돼 있던 기름을 다시 튀김기에 부어주고

설정온도 170도 셋팅.
다 데워진 기름에다가 닭들을 하나씩 투하.
아, 기름에 빠질 때 들려오는 이 소리 정말 중독성 있어요. 불멍, 물멍 아니고 튀김멍 할 지경ㅋㅋㅋ

그사이 노는 손을 둘 수 없어 갑자기 마늘간장소스를 만들어봅니다.
그런데 갑자기 BBQ에서 올리브치킨 이런 거 나왔던 게 생각나서
올리브유를 냄비에 후루룩 붓고, 마늘을 볶아줬어요.

그리고 오늘 컨셉 '엉터리'에 맞게 설탕을 스르륵, 간장을 후르륵~
(사실 원래도 정량대로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눈대중, 눈대중을 가장 좋아합니다 ㅎ)

간을 봤더니...
음, 혹시 이런 소스를 만드시는 분이 계시다면 올리브유는 너무 많이 안 넣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닭도 기름인데 소스가 자꾸 '올리브~ 올리브~'하고 부르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결국 기름을 조금 거둬냈습니다 ㅋ

어찌됐든 이렇게 소스가 만들어지는 사이에 1차 닭이 완성됐네요!
주저않고 바로 2차 투하!

그리고 오늘의 셋트 메뉴인 고구마와 양파까지 모두 튀겨줍니다.
(고구마와 양파는 180도에 각각 6분, 3분 튀겼습니다.)


두번의 치킨 맛을 비교해본다면요?
지난번 치킨맛의 비결이 튀김반죽이었을지도 모른다고 내심 스스로의 요리감각에 도취됐었지만
결론은 튀김기 튀김 is 뭔들이었습니다.
이 정도라면 요리꽝인 분들도 얼마든지 튀김요리로 한단계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것 같아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스르르 뿌르고 스르륵, 후르륵만 해도
본전 이상입니다.

참, 사용된 기름이 작은 체구멍에 걸러져 통으로 옮겨지고 나면 튀김에서 나온 찌꺼기가 그릇에 남게 되는데
이 용기들은 모두 식기세척기로 세척 가능하니 생각보다 뒷처리도 간단합니다.
제품 설명서에 따르면 기름은 8~10회 가량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육류 튀김이냐 감자튀김 등이냐에 따라 아마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봉쇄로 인해 답답한 시간이 앞으로 쭈욱 이어질텐데
저는 이 든든한 튀김기와 함께 벌크업의 길로.....ㅠㅠ
제 몸이 현관문을 빠져나가지 못하기 전에 봉쇄가 마무리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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