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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주부생활

프랑스에서 명이나물 캐기 ㅋ

어느새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면서 낙엽비 이후 쓸쓸했던 길가가 푸릇해진 요즘입니다.

집근처 공원만 가보더라도 연녹색 나뭇잎들이 빼곡해져 벌써 그늘을 만들어주더라고요.

 

저는 코로나로 인해 지난해 여름 이후 계속 홈스쿨링중인 큰 아이와 

매일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 중인 둘째를 데리고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는 중이에요.

 

그런데 얼마 전 동네 산길을 걷다가 순간 코를 찌르는 듯한 마늘 향이 풍겨와 자연스럽게 눈을 돌려보니,

어느새 명이나물이 산 가득 잘 자라나 있더라고요.ㅋㅋㅋ

 

 

한국에서는 울릉도에서 재배하는 것들 장아찌로 만들어서 판매되는 걸로 아는데

여기는 산 곳곳에 깔린 게 명이나물이라 말 그대로 발에 밟히는 게 명이나물.ㅎ

 

 

2년 전부터 명이나물을 뜯어다가

쌈싸먹고, 무쳐먹고, 장아찌 해먹으며 

Flex를 제대로 하고 있다죠.^^

 

한국 명이나물하고 생김새는 조금 다르긴 해요.

한국 꺼는 약간 더 둥근 형태지만

프랑스 명이나물은 뭐랄까 좀 더 길쭉한 느낌?

 

 

그런데 향이나 맛은 뭐 기가 막힙니다.

 

2년 전에 엄마가 이곳에 오셨을 때 한번 같이 산에서 열심히 따고 있는데

지나가던 프랑스 사람이 오더니 이거 어떻게 먹으면 되는 거냐고 되물어서 웃었던 기억이 있어요.

맛을 아는 우리한테야 귀한 자연산 명이나물이지만

정작 여기 사람들에게는 뭔지 모를 잡초같은 너.ㅎㅎ

 

올해는 많이 따진 않았고 아이들과 놀이 삼아 나름 쇼핑백으로 하나 정도만 가볍게...ㅎ

 

 

집에 와서 씻어서 고기에 쌈 싸먹고,

나머지는 이렇게 무쳐서 먹었어요.

시금치 무치듯이 그냥 데쳐서 소금, 마늘, 쵐기름, 깨소금으로 마무리하니

향과 맛이 아주 기가 맥히더라며~~

 

 

프랑스 전역에 무조건 명이나물이 나는 건 아니에요.

파리같은 도시 지역에는 당연히 없지만

그르노블이 워낙 산으로 둘러싸인 지역이다보니

흔하게 널려있는 것이지 싶어요.

 

그래도, 혹여 봄에 프랑스에서 산길을 걷게 되신다면,

걷다가 알싸한 마늘향이 코를 찌르는 듯하다고 느껴지신다면,

혹시 명이나물?! 하고 떠올려보심이 어떨까 해요~

 

한국 가면 귀해질 명이나물,

열심히 따다 많이 먹어둬야겠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