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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하며 살기

알프스 썰매타기, '눈밭눕방'의 최적지

이제 둘째가 두돌이 다 되어가니 조금씩 야외활동에 대한 의욕이 생기는 요즘입니다.

(2년동안 정말 치열하게 잘 싸웠다고 스스로에게 위로와 격려를..ㅋㅋ)

 

요즘 그르노블의 기온이 15도 전후를 오가는 비교적 따뜻한 날이 이어지고 있어서

아이들 눈놀이 겸 썰매를 타러 산에 다녀왔습니다.

 

2년 전에 산에 오를 때만 해도 만삭이었는데

그 사이 이렇게 아이가 자라서 오빠와 같이 눈썰매를 타나 싶어 

격세지감을 다시 한번 느꼈다는 ㅋㅋㅋ

 

 

저희가 이번에 찾은 곳은 집에서 차로 40분 가량 걸리는 셩후쓰(Chamrousse)입니다.

사실 거리가 40분이라기 보다는 1800미터까지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이니

그냥 동네 옆산이라고 해도 될 듯하네요.ㅎ

 

프랑스 산들을 차로 오르다보면

'아, 이 정도는 돼야 산운전이라고 부르는 거구나'

싶을 정도로 순간 순간 300도씩 휙휙 돌아난 길들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오르면서 보이는 경치는 정말 예술.

 

 

아이들 스키복을 단단히 입히고 산자락 어딘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실 산 곳곳에 스키장이 형성돼 있기도 하지만

이곳 산들은 겨울에 다 눈이 덮여 있다보니

왠만한 언덕이다 싶으면 사람들이 그냥 차를 세우고 썰매를 타더라고요.

 

 

아들도 오랜만에 눈나들이여서 신나고

둘째는 뭣도 모르니 더 신나고ㅋㅋㅋ

 

썰매 두개에 4인 가족이 채워 앉아 오르고 내리기를 몇번이나 반복한지~

 

 

단지 내려갈 때는 좋은데 

올라올 때는 정말 죽을 것 같은 이 쌩노동의 느낌, 아시죠?ㅎ

 

 

높이 올라갈수록

돌아갈 길도 멀어지고

가다가 에라 모르겠다 누워서 놀기 시작하는 아이들....ㅋ

 

 

타봐야 얼마나 타겠나 했는데

가자고 간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우고 나니 

다시 충전된 아이들이 도대체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는 상황이

반갑기도 하고, 겁나기도 하고.^^;;

 

실컷 뒹굴고 타고 놀다보니 어느새 5시간이 훌쩍 지났더라고요.

 

 

잠깐씩 앉아서 바라보는 산의 풍경도 참 예술이고

프랑스가 행정처리도 그렇고 적응하고 정착하는 데 힘든 부분이 많지만

이렇게 자연에 나오면 항상 더없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 지나가는 스키어들 중에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 멋있게 슉슉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 어른들도 저렇게 노후를 즐기며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도 스쳐지나가더라고요ㅜㅜ

 

 

 

특히나 요즘 한국도 코로나 분위기가 더 무거워진 것 같아서

세상 어디에도 안전한 곳은 없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다보니

자연환경에 대한 감사함이 더 커지는 듯해요.

 

 

올 겨울에는 산에 자주 오르려고 합니다.

유난히 겁이 많은 첫째에게 스키를 배우게 하는 게 올해 제 목표에요.

부디 성공할 수 있기를.

그래서 다음에 포스팅할 수 있기를.ㅎㅎ

 

모두 건강 조심하시고

언제든 상황에 나아져서 알프스 산맥이 있는 지역에 겨울 여행을 하신다면

스키든 썰매든 

꼭 즐기고 가실 것을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