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인접한 많은 국가들을 쉽게 여행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그르노블도 프랑스 남부에 위치하고 있어 사실 스위스나 이탈리아, 스페인 등으로
넘어가기에 좋은 입지입니다.
간단히 비교해서 이곳에서 파리까지 차로 6시간 가량이지만
스위스 국경은 두시간이면 넘을 수 있을 정도니까요.
사실 스위스를 가야겠다고 생각한 건 버얼~~~써 오래전부터이나
경시청에 지난해 6월 신청했던 (참고 : 프랑스에서 운전면허 교환하기 https://voilavoila.tistory.com/18) 운전면허가
올해 8월에야 오는 어메이징한! 행정처리 스피드 덕분에
프랑스 국경을 벗어나는 데 무려 1년 이상이 걸렸습니다.ㅋ
이번 여행은 한국에서 돌아오자마자인 9월 첫주에 다녀온 것인데요,
코로나 상황도 심상치 않고 사람들이 되도록 없는 곳을 천천히 둘러보자는 컨셉이었죠.
(이때까지만 해도 프랑스 일일 확진자수가 5천명대였는데...ㅜㅜ)
그리하여 들른 첫번째 목적지는 레만호 주변의 도시인 브베(Vevey)입니다.
브베를 소개할 때 가장 먼저 붙는 수식어 중 하나가
바로 찰리채플린이 여생을 보낸 도시라는 사실일 거에요.
주차하고 호숫가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찰리채플린 동상.
마침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안내견들을 동반한 분들이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고 계시더라고요.
그의 실제 체구는 모르지만 정말 저렇게 아담했을 것만 같은 동상 앞에 잠시 머물다보니
어딘지 모를 친근감과 찰리채플린 특유의 유쾌함이 전해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면 바로 보이는 이 호수가 바로 레만호.
유럽에는 생각보다 많은 호수들이 존재하는데 레만호는 유럽에서도 손꼽힐 만큼 크고 아름다운 호수죠.
저희가 간 날 날씨가 좋은 것도 있었지만 9월 초, 따사로운 햇살과 자연풍경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공원 산책로의 분위기, 느껴지시나요?
그리고, 이 포크 모양의 대형 조형물은
브베에 본사를 두고 있는 네슬레에서 세운 것인데
묘하게 호수 풍경과 어울리는 특이한 포인트였습니다.
이렇게 맑은 호수를 바라보며 약간의 휴식 후 차로 30분 가량 거리에 있는 몽트뢰(Montreux)로 향합니다.
브베가 찰리채플린의 도시라면 몽트뢰는 바로 퀸의 머큐리가 떠오르는 도시죠.
저희는 아이와 함께 이동하는 여행인지라 머큐리 동상은 차로 지나면서 스치듯 인사만 하고
(사실 그 부근에 사람이 엄청나게 많아서 차를 세울 엄두가 나질 않더라고요)
바로 시옹성으로 향했습니다.
본래 감옥으로 쓰였다고 하는 시옹성은 내부에도 볼거리가 많다고 합니다.
입장료는 12.5스위스프랑 정도지만 스위스패스 소지자는 무료인 꿀코스 중 하나.
물론 '실내 기피자'가 된 저희는 이 역시도 패스.ㅎ
바깥 산책로를 걸으며 호수에 떠 있는 듯한 시옹성의 모습을 보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더라고요.
물 색깔이 어쩜 이렇게 파랗고 맑을 수가 있는지 한참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기를 한참 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좀처럼 여행하기가 힘들어진 요즘,
이렇게 부근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는 현실이네요.
어서 빨리 이 상황이 마무리되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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