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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방인의 하루

초1 아들, 프랑스에서 첫 생일파티!

바야흐로 5월. 저희 아들이 가장 기다린 그 날이 왔습니다.

 

바로 아이의 생일이죠. ㅎㅎ

 


학교에서 종종 친구들의 생일 파티하는 일들을 보면서 

 

아들은 일찌감치부터 자기도 생일파티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었습니다.

 


프랑스에서 첫 생일.

 

친구들과 축하하며 보낼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 '오케이!' 했었는데 

 

어느새 생일이 코앞까지! :D

 


먼저, 아이의 학교 생활을 통해 본 바에 의하면

 

이곳에서는 생일 파티를 대략 두가지 형태로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경우, 케익을 보내서 학습 시간 중간에 다같이 노래를 부르고 케익을 나눠 먹는데 

 

프랑스 엄마들 대부분 베이커리 쪽에 기본기가 탄탄한 때문인지 엄마가 직접 만든 케익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여기서 이미 저는 탈락...)

 


둘째로는 친구들을 5~6명 가량 초대해서 집에서 게임하고 음식을 먹으며 하는 파티입니다. 

 

생일자는 생일 파티 2~3주 전에 친구들에게 초대장을 보내고 

 

친구들 부모가 생일 아이 부모에게 참석여부를 통보합니다. 

 

생일 파티 시간은 대략 2~3시간. 부모가 생일아이 집까지 데려다주고 약속된 시간에 맞춰 픽업을 가면 됩니다.

 


저희 아이도 이렇게 집에 초대해서 파티를 하고 싶어 했으나 저희에겐 언어의 한계가 있다보니..ㅠㅠ

 

아이들과 두시간여동안 게임하고 노는 일을 아무리 궁리해봐도 답이 안 나왔습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택한 것이 바로 키즈카페에서 하는 파티. 

 

적어도 제가 직접 게임을 설명하고 놀아줘야 하는 부담을 덜었으니 현실적으로 가장 나은 방법이었죠.

 


집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키즈카페에 생일 2주전에 예약한 뒤 바로 친구들에게 초대장을 발송했습니다. 

 

(그보다 빨리 하고 싶었으나 중간 방학이 끼어 있다보니 빠듯하게 나눠줄 수밖에 없더라고요.) 

총 8명에게 보낸 초대장 가운데 7명에게서 참석 가능 회신을 받은! 

 

친구들이 온다는 소식에 넘나 행복해하는 아들 :D

 

미리 예약한 파티룸 앞에 저희 아들 이름이 짠!하고 써있네요. :D


당일이 됐습니다. 키즈카페에 미리 도착해 준비를 하다보니 속속 도착하는 친구들. 

 

영혼까지 긁어모은 프랑스어로 되지도 않는 아이들 부모 응대를 하는 것으로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오늘 아이들의 '흥'을 책임져줄 키즈카페 내부. 부디 이곳에서 열심히 뛰며 나에게 오지 말아줘..!! ㅎㅎ;;


역시 아이들은 놀이공간 안으로 신나게 뛰어 들어가 놀기 시작했고 

 

저는 준비해간 풍선을 불어 나름의 데코(ㅋ)를 했죠. 

금방 땀범벅이 된 아이들이 자꾸 파티룸으로 와서 불라불라하며 저희에게 말을 거는데 

 

못 알아듣는 것이 미안했지만 놀았으니 목 마른 거겠지 싶어 음료와 물을 연신 따라주고 사탕을 권하는 것으로 

 

어려운 시간을 견뎠습니다.

 


그리고 한시간 여 뒤, 미리 약속한 케익이 도착했다기에 생일 파티를 시작했습니다. 

 

키즈카페 직원이 촛불을 켠 케익을 들고 들어오며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자 

 

아이들이 함께 따라 불러주는 아름다운 풍경.ㅎ

 

그리고 이어진 선물 증정식에서 저희 아들은 신남의 경지를 맛보고.ㅎ 

 

약 10여분간 파티룸에서 조촐한 행사를 마친 뒤 아이들은 다시 놀기 위해 뛰어 나갔습니다. 

 

(나가줘서 고마워 얘들아ㅠㅠ)

 


중간 중간 테이블에 음료를 엎질렀거나 뭔가 도움을 청하는 아이들의 호출이 있어 위기가 몇번 있었지만 

 

예정된 2시간 반의 시간이 다 돼가자 아이들의 부모들이 하나둘씩 돌아왔습니다.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않는 센스 차원에서 마련한 답례품들 ㅎ


와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미리 준비한 답례품을 나눠줬습니다. 

 

이곳에서는 생일자가 와준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의미로 답례품을 주는데 

 

저희는 모양 풍선, 구슬, 초콜렛, 사탕, 포켓몬 카드 정도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파티룸 장식용이었던 7살 풍선도 하나씩. :D

 


마지막 친구를 배웅하고 남은 계산을 마치고 나니 키즈카페 도착한지 약 3시간이 경과했더군요.

 


되지 않는 언어에, 다른 집 아이들을 돌봐야 한단 부담 등으로 피로감이 확 몰려왔지만 

 

너무나 행복해 하는 아이를 보니 감사하고 잘했다 싶더라고요.

 


이렇게 이곳에 온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저희에게 가장 큰 행사가 마무리됐습니다.

 


아들, 생일 축하해! :D

 

내년 생일은... 우리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