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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방인의 하루

프랑스 물가, 비싸기만 하다?

전업주부로 전향한지 1년여. 저에게 일주일은 사실 매일이 같은 일상의 반복입니다.

아이가 학교에 가고 안 가는 여부의 차이는 있지만 겨우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은 아직 주말 늦잠의 센스를 장착하지 못한 관계로 주말 메리트가 별로..ㅎ

 

그나마 일주일 중 제게 고정된 주중 주요 이벤트가 있다면 바로 장보러 가는 목요일!

 

프랑스 여행을 해보신 분들은 물건 구입을 위해 마트를 찾으실 때 카지노(Casino)나 모노프히(Monoprix), 그리고 르끌레흐(E.Leclerc)를 보신 적이 있을 거에요. 

 

저는 이중 가장 대형 마트에 속하는 르끌레흐에서 주로 장을 보는데

그중에도 매주 목요일은 50유로 단위로 구입 가격의 10%를 적립해주기 때문에 발길이 자꾸만 가게 돼요.

 

50유로면 5유로, 100유로면 10유로..! 이렇게 한주 한주 쌓다보면 감출 수 없는 뿌듯함이 솟아난다는.ㅎ

 

자 그럼 마트 안으로 들어가보실까요?

 

 

일단 저희가 거의 매일 소비하는 고기 코너입니다. 먼저 저의 최애템 돼지고기 중 목살 부위.

 

제육볶음이나 불고기, 그냥 구워먹기용 등에 모두 적합해서 자주 사먹는데 가격은 킬로당 2.76유로 수준. 환율을 고려해 환산하면 킬로당 3600원 정도가 되겠네요. 

 

제가 오늘 찜한 것은 1.7킬로 짜리. 4.65유로에 득템입니다. 한국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한 편이죠? 

 

 

한국에서 많이 먹는 삼겹살의 경우 이곳은 이렇게 뼈째 판매하는데 가격은 킬로당 3.76유로 정돕니다.

 

처음에는 저도 자주 샀었는데 점점 뼈발라내는 게 귀찮기도 하고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라 손이 가지 않더라능..:D

 

닭고기도 매주 구입하는 품목인데 이 마트에서는 3킬로 기준 8.5유로에 거의 고정적으로 판매하더라고요.

 

덕분에 구이, 조림, 죽 등 조리법만 바꿔가며 열심히 사곤 해요.

 

소고기는 이보다 조금 더 비싼 편이라 국거리용으로 한근 정도 사면 7유로선에 보통 구매합니다.

 

 

그밖에 저희집 생필품 목록을 중심으로 보면 우유는 1리터짜리가 1.8유로, 달걀 20개 기준 2.85유로에 살 수 있고요,

 

저희 아들이 좋아하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4.85유로, 역시 하겐다즈는 여기서도 만만한 가격은 아니죠? :D

 

 

50유로 단위로 적립을 해주다보니 저는 장볼 때 계산기를 들고 왠만하면 가격을 맞춰 삽니다.

 

오늘은 육류 외에 바디로션, 아들 친구집에 선물할 케익 하나, 과자 몇가지, 설탕 등 양념에 필요한 재료 등을 담았더니 100유로를 살짝 넘기며 10유로 적립에 성공!

 

어느새 적립금이 86유로나 됐네요. 오예~ㅎ

 

 

그리고 야채 과일 가게(Grand Frais)로 갑니다.

 

여긴 따로 적립해주는 서비스가 있진 않지만 야채 과일이 신선해서 육류, 공산품 등과 구분해 따로 들르곤 해요.

 

 

오늘 프로모션 과일은 블루베리네요. 킬로당 9.8유로.

아들이 반갑다며 열심히 담았는데 3유로가 채 안되네요.

오늘 저녁 디저트는 블루베리 당첨! 

 

 

모든 메뉴의 기본 야채인 호박, 양파, 감자, 당근 등을 담았습니다. 양파틑 킬로당 1.5유로 수준.

 

김치를 담궈먹을 만한 배추도 자주 있는데 오늘은 맘에 드는 것이 없어서 무로 대체할까 합니다.

 

이곳 무는 조선무가 아닌 일본무여서 조금 다르지만 깍두기를 담그는 데에는 크게 지장없는 수준입니다.

 

과일도 바나나, 귤, 자몽, 사과 등을 한 바구니 담았더니 야채 가게에서도 약 40유로 나왔네요.

 

(참고로 저희집이 3개월된 아기 포함 4인 가구이지만 집에서 삼시세끼를 먹는 데다가 대식가들이라

왠만한 5인가족 뺨친다고 보시면 됩니다.)

 

 

어디 살든 사실 먹고 사는 건 하기 나름이지만 식단을 위한 생활물가는 한국보다 저렴한 축에 속해요. 

 

단, 공산품을 기준으로 본다면 이야기는 좀 달라집니다.

 

일례로 큰 아이 유모차는 미국에서 200달러대에 구입했던 데 비해 둘째의 유모차는 300유로대에 구입했습니다.

 

제 눈높이가 높아진 것이라기 보다는 유럽의 전반적인 물품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내구성과 이에 적합한 가격대에 형성돼 있다보니 카싯과 유모차 구입에 드는 비용이 큰 아이때 보다 한층 커지더군요. 

 

 

미국에 살 때도 그랬지만 치약, 칫솔 등은 워낙 한국이 저렴한 물품이라 한국을 오갈 일이 있다면 되는대로 쟁여와야 하는 아이템이고요,

 

눈과 관련된 물품들.. 일례로 콘텍트렌즈 보존액은 500ml 기준 한국에서 6000원하는 것이

이곳에서는 14~15유로 수준이라 어마한 차이를 보입니다.

 

살림도구 등도 특히 요즘 한국에서 소셜커머스 등이 많아지면서 낮아진 가격들과 비교한다면 메리트가 더 낮아지죠.

 

우리 생활이 입고, 먹고, 쓰는 것을 총망라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결국 한달에 소비되는 생활비는 한국과 거의 비슷하되

매달 식비와 기타 비용의 균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이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 교회 목사님이 

"프랑스는 국가는 부유하고 개인은 가난하다"고 하신 적이 있는데

여기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정말 그 이야기가 딱이란 생각을 하곤 해요.

 

최대한 생활에서 낭비없이 지내고 넘치는 바깡스에 즐거운 휴식을 위해

생활비를 규모있게 소비해 삶의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며 지내는 것 같더라고요.

 

어떤 환경에 살든 그 곳의 환경과 조건에 맞게 살다보면 

그안에서 재미와 보람이 느껴지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