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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방인의 하루

'슬기로운 봉쇄생활' 프랑스에도 가을이 왔어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득실대고 봉쇄로 인해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가운데 프랑스에도 어김없이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가을. 달력을 보고 있자니 정말 올해는 코로나로 시작해 코로나로 끝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드네요.ㅜ 사실 봉쇄 이후 생활에 많은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런데 뭐랄까요.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안한 느낌? 제 일상 중 단면만 보더라도 봉쇄 이후에 더 열심히 매일 산책을 나가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죠. 저희집 위치가 도심 한 가운데인지라 봉쇄 전에는 현관문만 나가도 거리에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이 꺼려져 아이들과 거의 집순이 생활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봉쇄로 인해 유동인구가 기존보다 줄어들면서 제가 느끼는 부담도 한결 줄어든거죠. 두돌이 가까워지면서 부쩍 활동량이 많아진 둘째를 위.. 더보기
발등 불떨어진 프랑스 '마스크 6세 의무화', KF94로 우정을 전하다? 왠만한 기업 주가도 이렇게 치솟으면 한번쯤 조정이 올 법한데. 쭉 뻗고 있는 프랑스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5만명대에 서서히 안착하며 제 3, 4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도 늘어나는 것이지만 사망자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 아무래도 병상수 확보 등이 조금씩 위험수준에 달하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되네요. 최근에 들었던 많은 농담과 유머가 있지만 제일 크게 웃었던 게 봉쇄시작 불과 2주 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우리는 코로나에 대한 컨트롤 능력을 잃지 않았다"고 했을 때였던 것 같아요. 우리의 정책은 점검이 필요하다,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유감이다 식의 표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당시에도 이미 하루 3만명을 넘기고 있었는데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니 멘탈갑...ㅋ 왜 이 나라는 상.. 더보기
프랑스 봉쇄 첫날, 뜬금없는 '시누아 공격' SNS 확산 프랑스 2차 이동제한령 첫째날. 처음이 아닌 만큼(?) 뭔가 익숙하면서도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하루가 지나갑니다. 오늘 하루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종종 창밖을 내다봤는데 완전 봉쇄가 아니어선지, 아직 투쌍 바캉스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이 있어서인지 도로의 사람들이나 차량이 완전히 줄어들지 않은 듯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산해진 거리를 보며 우울하고 씁쓸하기보다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반증이겠죠? 그런데 복병은 늘 아주 가까운 곳에 있기 마련이죠. 프랑스의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산책도 거의 나가지 않고 지냈는데 오늘따라 보채고 컨디션이 안 따라주는 딸. 비자발적 감금에 대한 본능적 반감인거니..ㅡ.ㅡ;; 결국 이기지 못하고 잠시 집 앞에 나가 산책을 해봤습니다... 더보기
'스산한 프랑스'… 코로나 2차 봉쇄, 그리고 이슬람 테러 발생 매일 같은 듯하지만 다른 날들이 이어진다고는 하나 오늘은 이래저래 참 싱숭생숭한 날입니다. 계속해서 코로나 상황 관련 현황이 나오고 있지만 프랑스 상황이 갈수록 너무 좋지 않네요. 지난주에 확진자 5만명을 넘어서고 사망자수도 꾸준히 다시 늘고 있는데 여전히 자신들의 일상을 그대로 영위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보니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습니다. 자기 중심적 사고가 우선인 젊은 사람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주치의들조차도 이 바이러스는 계속 우리 삶 속에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노약자가 격리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본래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 대한 의식, 혹은 배려의 개념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어제 .. 더보기
코로나 선진국(?) 프랑스…초3 아들 등교 포기하다 어느 덧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왔네요. 저는 에어컨 없는 프랑스를 피해 한국에서 두달한 꿀같은 여름 휴가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역시 밥은 엄마밥이 최고라는 건 진리인듯요. ㅎㅎ 그런데 잘 쉬고 집으로 돌아와보니 프랑스의 코로나 확산세가 어마어마하네요. 8월 말에 프랑스 다시 들어올 때만 해도 6천명이니, 7천명이니 했는데 최근에는 4만명이 넘는... 두달도 안 되는 사이에 각자도생하라는 듯 확산 잠재력 뿜뿜 중인 프랑스. 그도 그럴 것이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의식이나 권장하는 정부 방침이 너무 미흡하고 안이한 부분이 많은 게 현실입니다. 사실 9월 초부터 새학기가 시작됐지만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이 불보듯 보였기에 저희는 아들의 초등학교 3학년 새학기를 홈스쿨링으로 대체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 때.. 더보기
프랑스 코로나 감금생활 일기 (4/14~4/23) 감금생활 27일차. 내가 프랑스 초등학교 수업을 참관하는 일이 생길 줄이야. 휴교기간이 길어지면서 지난주부터 담임 역량에 따른 화상수업이 시작됐다. 아들은 오랜만에 선생님과 친구들을 화면으로나마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모른다는 걱정에 긴장이 뒤섞인 표정. 백분이해 ㅎ 화면은 기본적으로 선생님만 노출되고 수업 중 '손들기' 버튼을 누른 학생에 한해 선생님이 발언권을 부여하면 해당 학생의 영상이 표출된다. 그런데 선생님이 어떤 내용으로 수업 하실지 궁금했던 나에게 의외의 충격을 준 건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선생님의 수업 방식 탓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시도 때도 없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며 질문에 답하려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물론 손든 아이 모.. 더보기
프랑스 코로나 감금생활 일기 (3/30~4/5) 감금생활 13일차 자꾸 두통이 온다.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몸도 뻐근한 게 찝찝하다. 토요일에는 평소 보지도 않던 프로그램까지 포함해 TV를 4시간은 본 것 같다. 주중에 집안을 뱅뱅 돌며 쌓인 피로감 때문에 쉬려고 마음먹었던 것도 있지만 알 수 없는 무기력함도 있었다. 쉰다고 되는 두통이었다면 가라앉을 법도 하련만 여전히 기분 나쁜 쿵쿵댐이 남아 있고 덤으로 갑갑함만 더해졌다. 집안에서 아이들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 것도 한두번이고 돌려하던 보드게임 레퍼토리도 이제 바닥났다. 2주간 잘 견디던 아들도 마침내 답답증을 호소했다. 아직 프랑스어가 완전하지 않은데 혼자 과제 형식으로 진행되는 수업을 따라가는 것도, 신체활동을 하지 못하고 갇혀지내는 것도 모두 힘든 모양이다. 안쓰러운 마음에 저녁.. 더보기
프랑스 코로나 감금생활일기 (3/16~3/24) 감금생활 3일차 마크롱 대통령의 감금령 3일차. 매일 시계소리마냥 들려오던 경적소리와 창문을 열고 달리는 차들이 어지럽게 널어놓던 음악소리, 수다수다한 행인들의 프랑스어 속사포는 사라졌다. 오늘은 처음으로 집앞 거리를 막고 통행증을 검사하는 경찰을 봤다. 대부분 사람들이 경찰의 검문에 주저없이 통행증을 내보였지만 역시 몇몇 차들은 막 뒤적거리는 시늉과 어딘가로 전화하는 시늉을 한참 반복하다가 결국엔 경찰한테 화를 내며 벌금을 때려맞기도 했다. 유럽 다른 나라들도 조금씩 벌금이 오르고 있다는데 프랑스의 벌금은 어디까지 갈런지. 집에 있는 것이 답답해서일까. 갑자기 말도 안되게 '달고나'가 먹고 싶어져 아쉬운대로 후라이팬에다가 설탕을 녹여 베이킹파우더를 뿌려줬다. 달달함 끝에 따라오는 약간의 쌉쌀함. 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