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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하며 살기

프랑스 세일 시즌, 아울렛 찬스!

프랑스인들의 소비 문화는 매우 보수적입니다.

전세계 국가의 물건들이 한자리에서 경쟁하는 미국이 소비의 천국이라면 

 

프랑스는 그와 정반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넉넉하지 않은 월급 주머니 탓도 있지만 소위 '돈자랑'을 가장 무식한 행동이라고 여기는 경제관념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프랑스에도 소비의 계절은 옵니다.

바로 1년 중 여름과 겨울, 두번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하는 세일이죠. 

프랑스 사람들은 이 기간을 이용해 평소 점찍어두었던 물건들을 쟁이곤 합니다.

올해 여름 세일 기간은 6월 26일 수요일부터 오는 8월 6일 화요일까지 정확히 6주간.

특히 여름 세일은 프랑스 바캉스 시즌과 맞물리면서 의류는 물론 

 

각종 휴가 용품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저희 역시 쇼핑 대열에 참여하고자 지난 주말 부근의 한 아울렛을 찾았습니다.

그르노블에서 차로 정확히 50분 거리에 있는 The village라는 아울렛인데요,

주말에 세일기간까지 겹친 탓인지 사람들이 적잖이 몰린 날이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팁은, 프랑스 세일의 묘미는 바로 일주일 단위로 할인폭이 10%씩 늘어난다는 점. 

보통 10~15% 수준에서 시작한 세일폭은 8월에 가까워지면서 최대 70~80%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때문에 인기 있는 물품 (혹은 사이즈)을 찾는 고객들이 아니라면 세일 후반부를 노려보는 것도 하나의 노하우! 

(저도 지난해 70% 세일하는 남아 스웨터를 득템해 겨울 내내 잘 입혔다지요.) 

 

아울렛 도착 후,

 

모처럼 소비 세포가 살아나려던 타이밍에 이곳이 프랑스임을 상기시킬 만한 해프닝이 생겼습니다.

당 충전을 위해 아울렛 음식 매장 중 한 햄버거 가게를 찾았는데 

자리 배정을 위해 10여분간 기다리던 저희에게 직원이 다가와선

 

"주방이 닫아서 너희를 받아줄 수 없어"라고 이야기하더군요.

황당하기도 하고, 이상하다 싶어 시계를 봤더니 2시.

주변에는 여전히 식당을 찾아 두리번거리는 사람들이 즐비한데 

 

점심시간(12~2시)이 지났다고 칼같이 문을 닫는,

 

이곳은 역시 프랑스였습니다.

 


메뉴를 고르며 매장을 기웃거리던 우리는 바로 현실을 인식하고 

 

무조건 문 연 식당을 찾아 들어가 겨우 배를 채우는 데 성공할 수 있었죠.



식사 후 아울렛을 한바퀴 돌았습니다.

 

Sandro, The Kooples, IKKS 등 한국에도 알려진 프랑스 브랜드 매장들을 보니 대부분 세일폭은 30~40%.

 

일부는 50% 딱지가 붙은 것들도 간혹 눈에 띄더군요. 

 

나이키, 아디다스, 콜롬비아, 퓨마 등 스포츠 브랜드 매장들도 인산인해.

 


프랑스 브랜드들이 아직까지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제 눈에는 '폴로'나 '리바이스' 등 미국 의류 브랜드 매장이 더 쉽게 눈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익숙함 보다도 이들 매장의 공통점이 있었는데 

 

마치 백화점 명품샵들처럼 일정 규모의 인원들만 입장시키고 나머지는 밖에서 대기하게 하더군요.

(음. 미국에선 길에 널리고 널렸던 폴로가 이토록 귀한 명품이었단 말인가..)

 

쇼핑 가용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저는 한바퀴 아이쇼핑 후 결국 이탈리아 브랜드에서 

 

크로스백 하나를 건졌습니다.

 

 

 

그리고, 해외에서 물건을 사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는 통과의례 있죠?

 

한국에서 판매 중인 비슷한 제품군들 가격대와 비교,

 

적어도 더 비싸게 주고 사진 않았다는 사실로 만족감 높이기! 

 

 

 

 쇼핑은 늘 즐겁습니다.

 

세일 중 득템은 더더욱요.

 

 

프랑스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세일 기간 체크를,

 

그르노블 근처에 들르실 분이 계시다면 The Village 나들이를 추천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