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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방인의 하루

프랑스 봉쇄 첫날, 뜬금없는 '시누아 공격' SNS 확산

프랑스 2차 이동제한령 첫째날.

처음이 아닌 만큼(?) 뭔가 익숙하면서도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하루가 지나갑니다.

 

오늘 하루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종종 창밖을 내다봤는데

완전 봉쇄가 아니어선지, 아직 투쌍 바캉스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이 있어서인지

도로의 사람들이나 차량이 완전히 줄어들지 않은 듯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산해진 거리를 보며 

우울하고 씁쓸하기보다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반증이겠죠?

 

그런데 복병은 늘 아주 가까운 곳에 있기 마련이죠.

 

프랑스의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산책도 거의 나가지 않고 지냈는데

오늘따라 보채고 컨디션이 안 따라주는 딸.

비자발적 감금에 대한 본능적 반감인거니..ㅡ.ㅡ;;

 

 

결국 이기지 못하고 잠시 집 앞에 나가 산책을 해봤습니다.

 

물론 나갈 때에는 정부 사이트에 접속해서 나가는 사유

(생필품 구입, 병원 방문, 산책을 위한 집 반경 1km내 1시간 이내)를 표기한 증명서를 지참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이것도 종이 형태로 직접 들고 다녀야 해서

매번 프린트를 하거나 수기로 작성해야 하는 '20세기형' 불편함이 있었지만

이제 클릭만 몇번하고 인적사항 넣으면 바로 핸드폰에 다운받을 수 있어서 훨씬 수월해졌죠.

 

아이들에게 낙엽 떨어진 것들을 보여주기 위해 집 앞 트램 정거장에 갔는데

늘 북적거리는 곳임에도 확실히 한산해졌네요.

 

우리나라같은 단풍은 없지만 모처럼 본 낙엽이 참 예쁘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이 산책을 나서기 전 발걸음이 조금 무거웠습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 상황 악화 등과 관련해

아시아계 혐오 및 중국인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 선동 메시지들이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죠.

 

 

실제 거리에서 공격당한 중국인 사례도 들려오고

피가로(lefigaro)에서 기사가 났을 정도로 분위기가 빠르게 퍼지더라고요.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에서도 이와 관련해 유의하라는 공지를 띄웠습니다.

 

 

대체 세상이 자꾸 왜 분노와 혐오로 가득차가는지 안타깝지만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어쩔 수 없이 길거리를 다닐 때 더 조심하고 신경쓰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특히 아이 둘을 데리고 엄마 혼자 나가는 외출인 경우 사방을 경계하게 되는...

 

코로나에 극단 이슬람주의에 인종차별로 인한 피해까지

 

2020년 프랑스의 오늘이 참 복잡하고 힘들게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