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만한 기업 주가도 이렇게 치솟으면 한번쯤 조정이 올 법한데.
쭉 뻗고 있는 프랑스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5만명대에 서서히 안착하며 제 3, 4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도 늘어나는 것이지만
사망자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 아무래도 병상수 확보 등이
조금씩 위험수준에 달하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되네요.
최근에 들었던 많은 농담과 유머가 있지만 제일 크게 웃었던 게
봉쇄시작 불과 2주 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우리는 코로나에 대한 컨트롤 능력을 잃지 않았다"고 했을 때였던 것 같아요.

우리의 정책은 점검이 필요하다,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유감이다 식의 표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당시에도 이미 하루 3만명을 넘기고 있었는데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니 멘탈갑...ㅋ
왜 이 나라는 상황이 최악으로 내딛을 때까지 버티다가
목구멍까지 숨이 차고서야 극약처방을 하는지
이 '선진국'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기란 참 쉽지 않습니다.
프랑스, 그리고 마크롱 대통령이 지금까지 강하게 주장해온 것은 그것말고도 한가지 더 있는데요,
바로 아이들을 통한 감염은 매우 적으며
아이들이 감염되더라도 위험해질 확률은 매우 낮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스크 착용 의무 대상의 연령도 만 11세,
즉, 중학생 이상으로 기준을 삼았었죠.
하지만 보란듯이 감염은 폭발적으로 이뤄졌고
결국 지난 목요일 연설을 기점으로 의무착용 연령이 만 6세,
즉 초등학생으로 낮춰졌습니다.
사실 저희야 그동안도 외출시 20개월된 딸 아이까지 모두 철저히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있죠.
그런데 이곳 사람들이 유난히 눈길을 준 것은
바로 아이가 착용한 소형 마스크였습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마스크는 모두 성인용 단일 사이즈 뿐이에요.
나라에서 아이에게 씌우지 말라고 해놓았으니 업체들도 만들 이유가 없었겠죠.
그런데 대통령이 갑자기 연설하면서 기준 연령을 바꿔버렸으니
부모들에게 하루 아침에 마스크 구하기 미션이 주어진 셈이었습니다.
아마존에서 검색하면 아이용 마스크가 나오긴 하는데
모두 값싼 중국산만 걸리고...
아들의 친구 엄마가 아이가 썼던 마스크를 어디에서 샀느냐고 물어왔는데
한국에서 사왔다고 답하기가 미안하기까지 하더라고요.
어차피 하루 이틀 피해서 될 문제가 아니긴 한데, 싶으면서도
당장 아이가 착용할 마스크 구하는 게 쉽지 않을 듯하여
집앞에 잠시 나가는 길에 소형 마스크 몇장 챙겨서
그집 우체통에 살포시 넣어주고 왔습니다.

그리고 착용방법이나 특징에 대해 간략하게 문자를 보냈죠.
(그러고보니 마스크 포장지에 영어라고는
Made in Korea 한줄 뿐이더라고요 ㅋ)
아들친구 엄마가 마스크를 확인하고 너무 좋다고 고맙다고 답을 보내왔는데
제가 만든 것도 아닌데
이게 무어라고 뿌듯하고 난리?
국가 방침 변경으로 인한 혼란임에도
마스크 미착용시에 대한 책임은 부모에게 지운다고 하니
결국 방법을 찾기야 하겠지만 집마다 고민될 것 같네요.
2차 봉쇄라고는 하지만 학교가 열려있는 만큼
아이들이 얼마나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유지되느냐에 따라
프랑스의 코로나 확산 흐름이나 속도가 영향을 받을 듯한데...
그나저나 이 나라는 봉쇄만 하면 이렇게 날이 좋고 난리인지.
봄에도 이 맑은 하늘을 집안에서 바라봤었는데
이번에는 가을하늘이네요.
올 한해의 절반은 프랑스 봉쇄와 함께 보내는 느낌...
이렇게 한해가 가려나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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