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 겸 살림 도와주시기 위해 오신 친정엄마는 늘 반갑고 고맙죠.
하지만 종일 주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엄마 모습을 보면 송구한 마음도 들지 않을 수가 없어요.
엄마가 한국으로 가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아 프랑스 남부로 여행을 가자고 제안드렸습니다.
(결혼에 출산도 모자라 아예 타국에 살다보니
결혼 전에는 어렵지 않았던 엄마와의 여행도 이제는 흔치 않은 일이 돼 버렸네요.)
전체 일정은 5박 6일 코스로
그르노블(Grenoble) - 고흐드(Gorde) - 마르세유(Marseille) - 칸(Cannes) - 니스(Nice) - 베흐동(Verdon) - 그르노블(Grenoble) |
로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100일된 둘째를 대동한 여행이니 만큼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안전하게 잘 다녀오면 다행이라는 소박한 목표로 떠난 여행이었죠. :D
저희집에서 2시간 반 정도 남쪽을 행해 달리다보니 아비뇽 근처에 다다랐습니다.
아비뇽이 남부 다양한 도시 가운데 큰 축에 속하지만
사전 조사를 하면서 우연히 알게 된 고흐드라는 도시가 저희의 첫 목적지입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30분 정도 시골길을 따라 달린 듯 합니다.
조금씩 지대가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여기가 고흐드구나!' 하고 느낄 수밖에 없게 만드는 이곳 전경!
프랑스 곳곳의 마을들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곤 하지만
그중에도 이곳이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는 단번에 느낄 수 있었죠.
주차 후 마을 입구로 들어서 일단 먹을 곳부터 찾았습니다.
점심시간이다보니 식당마다 손님들이 자리를 거의 채우고 있었고
저희가 찾은 집도 음식이 서빙되려면 20분 가량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좋은 날씨에 좋은 햇살 맞으며 기다리는 시간이야 어려울 것 있나요. 심지어 즐거운 여행의 시작인데! :D
약 한시간 가량 식사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마을을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골목이든 내려서면 골목 초입에서 봤던 풍경의 한 곳으로 이어지는 구조더라고요.
돌길로 아기자기한 멋이 느껴지는 고흐드는 프랑스인들마저 여행으로 많이 찾는 곳 같았습니다.
봄이 되면서 피기 시작한 예쁜 꽃들과 좋은 햇살 아래 저희도 신나게 사진을 찍었죠.
식사 후 한시간 여 산책 겸 둘러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습니다.
언덕길 아래 서 있는 저희 아들이 오늘따라 더 멋져 보이는 건 왜 때문?! ㅎ
참, 이 마을의 하이라이트인 전경을 찍기엔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저희도 처음 진입시 실패했는데
돌아나가며 다시 살펴보니 올라오는 길에 전망대(?) 공간이 살짝 있더군요.
혹시 가시는 분들 계시면
꼭 전망대에 들러서 인생샷 하나 남기시길 권합니다 ;)
두시간 가량 머물며 여행의 즐거운 출발을 알린 저희는 다시 차를 몰고 마르세유를 향해 떠났습니다.
'유럽, 여행하며 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염'의 프랑스, 자연 속으로 피서(避暑)하다 (0) | 2019.07.02 |
---|---|
그르노블 축제 'Fete des Tuiles' (0) | 2019.06.10 |
프랑스의 겨울 왕국, 그르노블 썰매타기 (0) | 2019.02.15 |
프랑스의 '애칭 부자' 안시 당일치기 여행 (0) | 2018.12.01 |
프랑스 그르노블 근교, 비질(Vizille) 나들이 (4) | 2018.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