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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하며 살기

프랑스의 '애칭 부자' 안시 당일치기 여행

리틀 베네치아, 프랑스의 스위스 마을, 은퇴 이후 살고 싶은 도시, 알프스의 진주.

프랑스에 있는 많은 도시들 중 어느 곳 못지 않게 많은 애칭을 갖고 있는 도시가 바로 안시(Annecy)일 겁니다.




제가 살고 있는 그르노블에서 차로 약 1시간여 거리에 위치한 이 도시는 많은 여행객 분들이 당일치기 일정으로 많이들 들르신다고 해요.

어느덧 겨울의 문턱에 다가서다 보니 가을의 막바지를 눈에 담고 싶을 날도 많지 않다 싶어 일요일 아침 바로 차를 몰고 출발했습니다.


저희가 살고 있는 곳이 프랑스 남쪽이자 스위스와 근접해 있다고 알고는 있었지만 안시로 향하는 길에 제네바 표지판을 보니 정말 가까운 곳에 스위스와의 국경이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체류증이 나온 만큼 국경을 넘는 일도 어렵지 않게 됐으니 조만간 스위스 도시들도 갈 기회가 오겠죠?




안시는 그르노블과 같이 알프스의 자락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도시가 주는 느낌은 그르노블과 또 달랐습니다.

일단 그르노블은 주변이 모두 산으로 둘러쌓여 있어 어떤 산을 가든 산 위에 위치한 호수들이 자연 그대로를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 큰 매력인데

안시는 도시 안에 커다란 호수, 안시호가 있더군요.




호수를 중심으로 형성된 공원은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산책하고 휴일을 즐기기엔 더없이 좋은 곳이었습니다.

또 이곳에서 가을을 보내는 동안 빨강, 노랑 단풍의 주인공들을 보지 못해 못내 아쉽던 중 은행나무를 만나니 괜시리 더 반갑고 예쁘게 느껴지더라고요! :D


리틀 베네치아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는 바로 이 부분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호수 줄기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나뉜 건물들의 모습이 평온하고 아기자기한 유럽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습니다.

그림에 소질이 있었다면 이렇게 물에 비친 건물 모습 같은 걸 꼭 한번은 그려보았을 것 같은데, 미술 관련 DNA는 애초에 갖고 태어나지 못했던지라 ㅠㅠ




이 골목 뒷쪽으로도 작은 상가들이 줄지어 있는 골목들이 이어져 있습니다.

지나는 길에 달달한 마카롱 가게도 구경하고,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현지인과 관광객의 적정한 비율로 뒤섞여 있는 듯 했습니다.




12월부터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준비하는 모습도 한켠에서 보였는데 아마 12월에 이곳을 찾는 분들은 방쇼(Vin choud) 한잔을 즐기며 거리의 분위기에 한껏 취해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겨울에 이곳을 찾으신다면 따숩게 퐁듀도 드셔보는 여유는 어떠실지! (대신 겨울에 프랑스 음식을 메인으로 하는 식당에 가시면 가게 내부가 치즈내로 진동한다는 점은 인지하고 가시길 추천합니다.)


하루 일정이라 호수를 전부 돌아보거나 하진 못했지만 안시가 왜 프랑스에서도 은퇴 이후의 삶을 꿈꾸는 도시라고 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었습니다.

조용하고 따뜻하고 여유로운 프랑스와 스위스의 매력을 한번에 느껴보고 싶은 분이 있으시다면 안시 여행을 추천드립니다! :D